CAT

우리집에는 터키쉬 앙고라인 샴푸,


그리고 노르웨이숲인 린스가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터키쉬 앙고라는 희고 긴 털과 우아한 자태때문에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으면서도 많이 키우는 품종묘이고, 노르웨이숲은 애묘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키워보고싶은 로망묘이지요.

오늘은 코숏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고양이' 하면 떠올리는 이 두 품종의 성격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위키백과에 누군가가 등록한 대로 묘사하자면, 터키쉬 앙고라의 경우 성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양이 중 제일 영리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성격은 상냥하고 정이 많아 충성심이 강하다. 활달하고 성미가 급한 편이며, 장난을 좋아하고 재롱을 잘 부린다.

실제로도 그럴까요? 

제가 느낀 샴푸(터키쉬 앙고라)의 성격은 일단 정이 굉장히 많다는것입니다.
이녀석은 사람이 다가거나 품에 안으면 안절부절 못하고 도망가는 주제에, 자기 시야에서 사람이 없어지는것을 참지 못합니다. 심지어 방안에 혼자 놓고 가거나, 차 안에 잠시라도 혼자 두게되면 아주 빽빽 울어대고, 심지어는 오줌을 싸기까지 합니다. 잠도 꼭 사람이 보이는곳에서 자지요.

그리고 외출했다 들어오면 득달같이 뛰어와서 골골대며 얼굴을 비빕니다.

하지만 그런 속정에 비해서 표현은 그리 대단한 편은 아닙니다. 
쓰다듬거나 안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손만 닿으면 골골대면서도 도망갑니다) 오뎅꼬치로 놀아주어도 이제 '난 다 컸어요' 라고 말하듯이 귀찮은듯 앉아서 손만 뻗습니다. 새벽마다 우다다로 주인을 깨우는걸 생각하면 괘씸한 수준이지요. 그러면서도 시야에서 주인이 사라지면 발치쯤에 슬그머니 앉아서 골골대는걸 보면, 마치 속으로는 좋으면서 겉으로 튕기는 여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품종에 대한 언급에 이 부분은 없지만, 굉장한 수다쟁이이기도 합니다. 뭔가 바라는게 있거나, 주인에 대해 말하고싶은것이 있으면 곧바로 표현하고 어조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또한 특징중에 영리하다는 언급이 있지요. 확실히 여우같은면은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이미 상당히 영리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대단한 수준은 아닙니다. 문을 닫고 들어가면 문고리를 열려고 점프를 한다던가.. 하는 수준이지요.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그렇듯 말이죠.

어떻게 보면 제가 키운 터키쉬 앙고라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양이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높은곳을 좋아하고, 안기는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자기가 와서 비비는건 좋아하며, 게으르고 영리합니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에 대해서는 전 상당히 의문이 가는데요, 사람을 확실히 좋아하기는 합니다만  한명만을 따른다던가 하는 일은 없는것 같습니다. 단지 굉장히 정이 많은것은 느껴집니다.

그러고 보면 품종 자체의 특성이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뭐하네요.  
제 경험상 이런 점들은 코숏과도 거의 비슷하니까요. 또한, 개묘차가 굉장히 심한 고양이기 때문에 단지 한 마리를 키웠다고 해서 다른아이들도 그럴것이라는 일반화 또한 고양이의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입니다. 따라서 종의 특징에서도 언급된 '영리하다', '활발하고 성격이 급하다', '정이 많다' 정도가 어울릴 듯 합니다.


그러면 노르웨이숲은 어떨까요?

린스를 키우면서 놀란 몇가지 사실중의 하나는 노르웨이숲의 성격은 상당히 정형화되어있다는것이었습니다. 보면서도 상당히 의아했던 위키백과의 성격묘사가 상당히 맞아떨어지는 면이 많았으니까요.

노르웨이숲 고양이는 똑똑한 고양이다. 사람을 알아보며, 특히 좋아하는 사람을 정해놓고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겁이 없고 호기심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산책, 나무타기 등을 좋아한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개와 달리 산책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노르웨이숲 고양이는 목줄을 메고 산책하면서 구경하고 호기심을 보인다. 또한 다른 애완동물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우선 고양이는 다 똑똑하기때문에 첫째 항목은 제외하더라도, 노르웨이숲 고양이가 좋아하는 사람을 정해놓는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특히 어렸을때 같이 지냈던 사람이나, 자주 놀아주는사람은 아주 귀찮을정도로 졸졸 따라다니면서 놀아달라고 보채는데요, 저는 이런 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짜로 한명 찍어놓고 죽어라 따라다니고, 그사람이 안으면 가만있는가 하면 다른사람은 불러도 귀만 한번 세울 뿐 대답도하지않고 가지도 않습니다. (고양이는 자기이름을 상당히 잘 알아듣습니다) 마치 말 잘듣기로 작정한 사람에게는 고양이가 아니라 개라고 봐도 좋을정도로 잘 따르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숲 린스는 샴푸에 비해서 겁이 많은편입니다. 처음가는곳에서도 아주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난리법석을 때리는 샴푸와는 달리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식빵을 굽거나 졸기도하고, 주인에게 곧잘 매달립니다. 저로써는 노르웨이숲 고양이가 겁이 없다는점은 그래서 잘 이해가 안가더군요.(개묘차겠죠) 
 하지만 워낙에 린스가 어렸을때부터 그런면에서는 얌전한 축에 속했고 병원에서 주사를 놓거나 똥꼬에 온도계를 꼽아도(...) 그다지 성질을 부리는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애가 그냥 둔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또한 노르웨이숲 고양이의 특징이라면 수다쟁이와는 별개로 (말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는것입니다. 보통 '부르면 대답하는 노르웨이숲' 으로 흔히들 알려져 있는 노르웨이숲 고양이는, 부르면 대답하거나, 오거나, 빤히 쳐다보는 등의 일반적인 단계를 지나서 자기가 근처에 오면 왔다고 사람에게 꼭 한번씩 알립니다. 사람이 쳐다봐주지 않으면 사람 눈높이까지 올라가서 작은소리로 야옹거리기도 하고, 근처에 와서 슬그머니 앉아있는 샴푸랑은 행동하는것이나 울음소리가 상당히 틀립니다.

호기심 또한 엄청나게 강해서 고양이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했을때 나오는 고개갸웃이나(고양이 키우시는분들이라면 알겠죠..) 눈땡그랗게뜨기 등의 모습을 굉장히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사진기에 관심을 표하는 린스

따라서, 고양이에게 고양이 특유의 느낌과 애교를 바라시는분들은 터키쉬 앙고라가, 잘 돌봐준다는 전제 하에 강아지처럼 귀찮게 굴어주기를 바라시는 분들은 노르웨이숲이 잘 맞을것 같습니다.

신고
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