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 해당되는 글 41건

상당히 기분나빴던 송정 엘티움 펜션.

생활
3일간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앞선 2박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나머지 1박은 신축펜션인 송정 엘티움에서 했다.

우선 파라다이스 호텔 에서 2박은 좋았다.
비용이 많이 들긴 했지만 모든 종업원의 서비스가 아주 훌륭했고,
겨울에도 운영하는 아담한 야외수영장에서 조카아이가 아주 즐겁게 놀았다. 
온돌방이 있어서 어머니도 너무 만족스러워 하셨다.
혹시 부산에서 가족여행용 호텔로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아이가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3박째가 문제였다. 
거의 방치되어 있는 이 블로그에 몇 년만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 송정 엘티움이라는 펜션에서 정말 황당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보내고 싶어 펜션을 예약했다. 문제의 엘티움이다. 
생긴지 한달 된 신축 펜션이고 홈페이지의 사진도 괜찮아 보였다.
가격도 호텔보다 매우 저렴했다. 물론 펜션 치고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시설도 좋아보였고 그정도 값어치는 하리라 싶었다.
하지만 이것이 가족 여행을 망쳐놓을 선택이 되리라는 것을 그때는 예상하지 못했다.

일단 사진 몇 장 올리고 내가 겪은 일을 얘기해 보겠다.








창틀에 자욱한 먼지나, 그리 깨끗하지 못했던 침구 상태는 뭐, 펜션 수준에서 이 정도는 신경 쓸 거리도 안된다. 
원래 상태보다 사진이 너무 깨끗하게 나와 놀라울 따름.






이건 동네 야산 뷰 라고 해야되나.. 어쨌든 밖이 보인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사진엔 대리석처럼 보이지만 그냥 장판이다. 



이 방에는 특이하게도 세면대가 그냥 플로어에 있다. 
세수를 하는데 세면대는 물이 잘 안내려가고 바닥은 물이 샜다. 
뭔일인가 싶어 열어보니.. 청테이프로 뭔가가 땜질되어 있고 물이 줄줄..




침대 밑은 뭐...항상 먼지가 있는 곳이니까. 발로 차서 안으로 집어넣었다.




인터넷에 평이 좋은 이유는 이것.. 
비수기 무료 숙박권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곳에 숙박하시고 열심히 홍보성 리뷰를 써주시면 될 것 같다.
내가 선착순 20명 안에 들 것 같긴 한데 다기세트는 필요없다. 
주지도 않으시겠거니와, 주인장 하시는걸 봐선 그렇게 좋은 걸 주실것 같지도 않다.

하여간, 약간 먼지가 있을 뿐이고, 조금 더럽거나 물이 새거나 잘 안내려갈 뿐이고 
그런것때문에 인터넷에 이렇게 수고스럽게 글을 남기지는 않는다.

우리집은 서울이지만, 외가는 부산이다. 모든 외가 일가 친척들이 부산에 있다. 
어머니께서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간 때문에 외가 친척들이 어머니를 너무 보고싶어 하셨고, 
펜션에서 묵는다니까 일부러 찾아오셨다. 
펜션에 실례가 될 것 같아 사전에 주인장께 친척들이 방으로 방문을 왔는데 곧 갈거라고 양해를 구했다. 
아주 친절하게 이해해주는 주인장이셨다. 
숙박비 38만원을 계산하기 전까지는.

친척들이 방으로 들어오고 두어 시간 됐을까. 
주인장이 벨을 눌렀다.
그 상황에서 그 분의 표정과 뉘앙스를 찍어놓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울 따름.
눈을 크게 부라리면서 격앙된 표정으로 주차된 차를 치워달라는 것이다.

여기서 설명을 좀 해야겠다.
엘티움에는 (마음대로 주차하기는 좀 힘든) 주차 자리가 3자리 있는데, 방은 1층까지 4갠가? 4개가 넘나? 뭐 그렇다. 
즉 애초부터 주차공간이 모자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거의 무조건적으로 펜션 앞 길거리에 불법주차를 해야 하는 펜션이다. 
제주도에 10만원짜리 펜션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하여간, 차고 안에다 대더라도 몇몇 문제가 있지만
1박 38만원짜리 방에서 잤어도 우리에게 별도 주차 공간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아끼겠다.

친척이 대놓은 차를 치워달라고 했다. 물론 차고 공간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길거리에 불법주차를 해 놓은 상태였는데, 이 차를 치워달라는 것이었다. 손님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곧바로 약관 이야기를 했다. 애초에 추가 인원이 들어올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이 사람들이 주차 자리를 차지하고(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냥 펜션 앞 길거리임) 펜션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짝 황당했다. 물론 우리가 잘한것은 없다. 
그래서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승낙을 얻지 않았는가. 승낙해주지 않았으면 그냥 보냈을 사람들이다.

죄송합니다. 친척들이 금방 떠날거라고 말하려는 순간, 말을 뚝 자르더니 
"그러면 끝이에요? 그래서 어쩔건데요?"
격앙되어서 우릴 갈구는 주인장에게 할 말이 없으니 차를 금방 치워 드리겠다, 친척들 곧 집에 돌아갈 것이다. 
거듭 사과하는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호텔에서 2박하는 동안 비싼 숙박요금이 불러오는 친절한 서비스에 너무 익숙해졌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다닌 어떤 숙박시설에서도 이런 무례함은 겪어본 적이 없었다. 
그 때 엘티움의 주인장이 했던 말투와 뉘앙스를 녹화해놓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추가요금을 내길 바랬던 것 같다. 그럼 그냥 돈을 달라고 말을 할것이지..
친절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평범한 말로 추가 인원이 돌아가기를 요청하든지,
분량의 이용 청구서를 내 놓는것이 정상 아닌가.
정말 그런식으로 사람을 갈구는 것은 군생활 이후 처음 당해봤다.

평소 예민한 성격이었던 동생은 (그렇게까지 원치는 않았던) 친척들의 방문에 이어 주인장에게 그런 갈굼을 받고 나서 정말 예민해졌고,
결국 친척들을 보내고 나서 저녁 내내 어머니와 싸우고..조카는 울고..나는 난처하고.. 그날 정말 최악의 저녁을 보냈다.

다른 글들을 보니 주인장께서 돈도 많으시고, 속된말로 부산에서 침좀 밷으시는 분인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손님에게 그렇게 함부로 대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여간 여러 모로 비추하는 펜션이다. 보이기만 번지르르하지, 실속이 너무 없는데다
부근에 다른 좋은 펜션들이 많으니 여기만은 피해서 숙박하시길 빈다.

아, 추가로. 방음 정말 안된다. 펜션 곳곳에 정숙을 요구하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 왜인지 이해가 간다.

새벽3시까지 옆방에서 코고는 소리때문에 잠을 못잤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부산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 504-5 | 엘티움
도움말 Daum 지도
BlogIcon 절치부심_권토중래 2016.02.16 07:48 신고 URL EDIT REPLY
부산쪽에 놀러갈 일 있으면 이 후기 참고할게요.^^ 감사해용.
듣고보니 자재도 물론 좋은거 썼을거라고는 기대 안했지만,
그래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좀 많이 드네요..ㅠㅠ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교토여행

생활

야마자키 료칸과 금각사.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교토 사진 몇장..

 



이곳은 염가(?) 료칸인 야마자키 료칸인데, 꽤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서 결국은 택시를 타고야 말았습니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곳인가 봅니다 (싼걸로)

 

 

 

야마자키 료칸의 조식. 일본의 전통적인(?) 아침식사입니다. 어딜가든 메뉴는 거의 이정도..

쌀밥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야마자키 료칸 근처 동네..차들이 사각사각하네요.

 



아침버스를 타고 금각사를 향해~! 

 

 

 

유명한 금각사의 모습입니다. 여기까지 캐리어를 끌고 가느라 뒷쪽으로 올라가보지는 못했습니다. T_T

안내요원이 아마 캐리어 끌고 올라가는건 힘들테니 입구로 나가도 괜찮다고 하더군요.(바디랭귀지로)

말이 되지 않아도 손짓발짓은 만국 공통어더군요.

 

정원우 2014.10.08 22:25 신고 URL EDIT REPLY
크.. 사진하고 내용 잘보고 갑니다 ~
BlogIcon 고양이와 참치 | 2014.10.08 23:40 신고 URL EDIT
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쌀국수맨 2014.11.04 10:47 신고 URL EDIT REPLY
아름다운 사진과 사진 고맙습니다.
2015.01.08 12:3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 2015.02.09 18:15 신고 URL EDIT REPLY
이 해당 스킨이 너무 이쁜데 이건 따로 없는건가요?
BlogIcon 그리고겨울 2015.03.22 23:32 신고 URL EDIT REPLY
금각사.. 못가보고 돌아왔었는데 사진으로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잘봤어요 : )
엄마 2015.06.08 20:05 신고 URL EDIT REPLY
얘, 너 잘보고 다녀 왔구나~ ㅎㅎ 그렇게 여행도 다녀봐야지
BlogIcon 영준이 2015.06.20 04:57 신고 URL EDIT REPLY
작년생각이나네요.
괜찮다면 사진하나 저장해서 간직해도 되나요?
가끔 생각날때 좀 보고싶어서 . .
BlogIcon 고양이와 참치 | 2015.08.04 10:43 신고 URL EDIT
네 당연하죠
이선 2015.08.09 14:42 신고 URL EDIT REPLY
박보영씨너무예뻐요jkcviujfijfifdhyu8iyrisdirfureiryuyfriufyuyueyeiuyduyhoiwu8이선
BlogIcon 그레이 맥 2015.10.05 15:45 신고 URL EDIT REPLY
일본의 시골느낌 너무 좋네요 ㅎㅎ
2015.10.14 14:5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정약용의 상론

생활/글
생김새가 운명을 결정할까? 다산은 『상론(相論)』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서당에 다니는 사람은 그 상(相)이 아름답고, 시장바닥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 상이 검고, 짐승 치는 사람들은 그 상이 헝클어졌고, 골패판이나 투전판에서 어울리는 사람들은 그 상이 어르렁거리는 짐승 같은가 하면 또 약삭빠르기도 하다. 
 대개 익히는 것이 오래되면 성품도 날마다 따라서 변하니, 마음속에 간절한 것은 바깥으로 표현되는 법이라, 상은 그래서 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상이 변한 것을 보고는 또한 “상이 이렇기 때문에 그 익히는 것이 저와 같다.”고 말한다. 
아, 이것은 정말 틀린 말이다. 사람은 하는 일에 따라서 그 상이 바뀌게 된다. 일리 있는 말이다. 다산은 주로 개인의 소업에 따라 상이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지만, 언어와 음식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언젠가 연변에서 수십 년을 산 한국 출신 여성과 사할린에서 수십 년을 산 한국 출신 여성을 보았는데, 얼굴이 확연히 달랐다. 먹는 것과 언어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는 일, 언어, 음식에 따라 생김새 달라져 하지만 사람들은 어떤 사람의 상, 곧 관상을 보고, 그 관상 때문에 어떤 직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혹은 운명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다산은 이 말을 비판한다. 다산이 주장하는 바는 한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운명과 직업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어린아이를 예로 든다. 눈동자가 반짝반짝 하는 어린아이가 있으면 부모는 가를 칠 만하다고 생각해 책을 사고, 스승을 찾는다. 스승은 아이를 보고 가르칠 만하다면서 붓과 먹 같은 학용품을 더 사주면 열심히 가르친다. 나중에 벼슬하는 사람은, 그렇게 해서 자란 청년을 쓸 만한 사람이라며 임금에게 천거하고, 임금은 그를 발탁해 마침내 그 사람은 재상까지 된다. 
 어떤 아이는 얼굴이 ‘풍만하게’ 생겼다. 부모는 부자가 될 관상이라면서 재산을 물려준다. 어떤 부자는 큰 상인이 될 만한 관상이라면서 자본을 넉넉히 대어 주면서 장사에 힘쓰게 한다. 아이는 과연 장사에 힘써서 거상이 되고, 부자가 된다. 

 어떤 아이는 ‘눈썹이 더부룩하고’ 어떤 아이는 들창코다. 아이의 부모와 스승은 앞의 경우와는 정반대로 아이를 키운다. 결과는 뻔하다. 아이는 부귀한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관상을 보고, 가난하고 천한 상이기에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다산은 이 판단을 혹독하게 비판한다. 생김새 따지지 않고 기회를 준다면 운명 달라져 세상에 본디 재능과 덕(德)을 가지고도 운수가 기박하여 그 재능과 덕을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대개 상을 탓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상을 아예 돌아보지 않고, 그를 사랑하였더라면 그 역시 재상이 되었을 터이다. 

 이해에 밝고 귀천에 잘 살피지만 종신토록 곤궁한 사람이 있으면 상을 탓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상을 아예 돌아보지 않고 그에게 밑천을 대어 주었더라면 그 또한 큰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사람이 사는 곳은 사람의 기질을 바꾸고, 먹여 살리는 방법은 사람의 신체를 바꾼다. 부귀는 사람의 뜻을 음란하게도 만들고, 우환은 사람의 마음을 슬프게도 만든다. 

 아침에 활짝 폈다가 저녁에 시드는 사람도 있고, 어제 초췌했다가 오늘은 살이 찐 사람도 있다. 상이란 것이 어떻게 정해진 것이겠는가? 

 

 그렇다. 사람의 상은 외적 조건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상이 원래부터 정한 운명은 없는 것이다. 

다산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기회를 공정하게 준다면, 누구나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세상은 과연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인가. 강남, 특목고, 자사고, 사교육 등의 단어는 이 사회에서 공평한 기회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산의 「상론」은 2세기 전의 말이 아니라, 오늘을 두고 하는 말인 것이다.



날아 2013.08.31 10:48 신고 URL EDIT REPLY
글 잘 보고 갑니다. '오늘을 두고 하는 말인 것 이다'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디터람스 인터뷰 중..

생활/글

오늘날 세계 경쟁시장에서는 투자수익에 대해 마케팅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따라 흘러가게 돼 있어요. 그래야 안전하니까요. 사람들 입 밖으로 보여주는 것만 목표가 됩니다. 최고가 아니고요. -디터람스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안개/기형도

생활/글

안개/기형도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처음 와 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어떤 날은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
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
안개의 군단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
출근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
긴 어둠에서 풀려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 나오는 것이다.
안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 얼마동안
보행의 경계심을 늦추는 법이 없지만, 곧 남들처럼
안개 속을 이리저리 뚫고 다닌다. 습관이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쉽게 안개와 식구가 되고
멀리 송전탑이 희미한 동체를 드러낼 때까지
그들은 미친 듯이 흘러 다닌다.

가끔씩 안개가 끼지 않는 날이면
방죽 위로 걸어가는 얼굴들은 모두 낯설다. 서로를 경계하며
바쁘게 지나가고, 맑고 쓸쓸한 아침들은 그러나
아주 드물다. 이곳은 안개의 성역이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안개는 샛강 위에
한 겹씩 그의 빠른 옷을 벗어 놓는다. 순식간에 공기는
희고 딱딱한 액체로 가득 찬다. 그 속으로
식물들, 공장들이 빨려 들어가고
서너 걸음 앞선 한 사내의 반쪽이 안개에 잘린다.

몇 가지 사소한 사건도 있었다.
한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당했다.
기숙사와 가까운 곳이었으나 그녀의 입이 막히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겨울엔
방죽 위에서 취객 하나가 얼어죽었다.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 그것이
쓰레기 더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안개가 걷히고 정오 가까이
공장의 검은 굴뚝들은 일제히 하늘을 향해
젖은 총신을 겨눈다. 상처 입은 몇몇 사내들은
험악한 욕설을 해대며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
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났다. 그 누구도
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3.
아침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간다.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박노해 / 삼청교육대 Ⅰ

생활/글

박노해 / 삼청교육대 Ⅰ

 

 

서릿발 허옇게 곤두선

어둔 서울을 빠져 북방으로

완호로 씌운 군용트럭은 달리고 달려

공포에 질린 눈 숨죽인 호흡으로

앙상히 드러누운

아 3·8교!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살아 다시 3·8교를 건널 수 있을까

호령소리 군화발길질에 떨며

껍질을 벗기우고 머리털을 깎여

유격복과 통일화를 싣고

얼어붙은 땅바닥을 좌로굴러 우로굴러

나는 삼청교육대 2기 5-134번이 된다.

핏발 선 분노도 의리도 인정도

군화발 개머리판에 작살나

제 한몸 추스리지 못해 웃음 한번 없이

깍지 끼고 땅을 기다 부러진 손가락

영하 20도의 땅바닥에서 동상 갈려 진물 흐르는 발바닥

얻어터져 성한 곳 하나 없는 마디마디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벌건 피똥을 싸며

처음으로 소리죽여 흐느끼다

호르라기 집합소리에 벌떡 일어선다

눈보라치는 연병장을 포복하며

원산폭격 쪼그려뛰기 피티체조 선착순

처지면 돌리고 쓰러지면 짓밟히고

꿈틀대면 각목으로 피투성이가 되어

내무반을 들어서면

한강철교 침상위에수류탄 철모깔고구르기

군화발로 조인트 까져 나뒹굴고

빼치카벽에 세워 놓고 주먹질 발길질에

게거품 물고 침몰해 가는

아 여기는 강제수용소인가 생지옥인가

그렁그렁 탱크이빨에 씹히는 꿈에 소스라치면

홍건한 식은땀에 헛소리 신음소리

흐느끼는 소리 이를 앙가는 저주소리

그 속에서도 아직은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하고자

우리는 밤마다 조심스레 가슴을 연다

김형은 체불임금 요구하며 농성중에

사장놈 멱살 흔들다 고발되어 잡혀오고

열다섯 난 송군은 노가다 일나간

어머니 마중길에 불량배로 몰려 끌려오고

딸라빚 밀려 잡혀온 놈

시장 좌판터에서 말다툼하다 잡혀온 놈

술 한잔 하고 고함치다 잡혀온 놈

춤추던 파트너가 고관부인이라 잡혀온 놈

우리는 피로와 아픔 속에서도

미칠 듯한 외로움과 공포를 휘저으며

살아야 한다고 꼭 다시

살아 나가야 한다고

얼어터진 손과 손을 힘없이 맞잡는다

날이 갈수록 야수가 되어

헉헉거리다 탈진하여

마지막 벼랑 끝에 서서

차라리 포근한 죽음을 갈구하며

따스한 속살내음을 그리며

단 한순간만이라도 인간이고자

일어서 울부짖는 사람들은

무자비한 구타 속에 의무실로 실려가고

장파열 뇌진탕 질식사로

하나 둘 죽어 나가

뜬눈으로 가슴 타는 초췌한 여인 앞에

돈 많이 벌어올 아빠를 기다리는 초롱한 아가 앞에

360만원짜리 재 한 상자로 던져진다

민주노조를 몸부림치다

개처럼 끌려온 불순분자 이군은

퉁퉁 부은 다리를 절뚝이며

아버지뻘의 노약한 문노인을 돌봐 주다

야전삽에 찍혀 나가떨어지고

너무한다며 대들던 제강공장 김형도

개머리판에 작살나 앰블런스에 실려 나간다

잔업 끝난 퇴근길에 팔뚝에 새겨진 문신 하나로 잡혀와

가슴 조이며 기다릴 눈매 선선한 동거하던 약혼녀를 자랑하며

꼭 살아 나가야 한다고 울먹이던 심형은

끝내 차디차게 식어 버리고

일제시절 징용도 이보단 덜했다며

손주 같은 군인들에게 얻어맞던 육십고개 송노인도

홧통에 부들부들 뻗어 버리고

아무 죄도 없이 전과자라는 이유로 끌려왔다며

고래고래 악쓰던 사십줄 최씨는

끝내 탈영하여 백골봉에 올라

포위한 군인들과 대치하다가

분노의 폭발음으로 터져 날아가 버린다

악몽 속에 몸부림쳐도 떨치려 해도

온몸을 뒤흔들며 묻을래야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80년의 가을

개처럼 죽어간 자들의

시퍼런 원혼은 지금도 이 땅의 어드메를 떠돌고 있을까

가련한 살붙이와 여인네들은

이 휘황한 거리의 어디쯤에서 노점상으로 ㄳ기며

네온싸인보다 섬뚝한 원한으로 서려 있을까

그 많은 동기생들은

흐린 날이면 욱신대는 뼈마디 주무르며

지금쯤 어디 일터 어느 구석에서

삭아내리고 있을까

허연 칼날을 갈고 있을까

동상에 잘려나간 발가락의 허전함보다

철야 한번 하고 나면 온통 쥐어뜯는

폐차 직전의 내 육신보다 더 뼈저린 지난 세월 속에

진실로 진실로

순화되어야 할 자들은

우리가 아닌 바로 저들임을,

푸르게

퍼렇게

시퍼런 원한으로

깊이깊이 못박혀

화려한 조명으로

똑똑히 밝혀 오는

피투성이 폭력의 천지

힘없는 자들의 철천지 원한

되살아나

부들부들 치떨리는

  80년 그 겨울

  삼청 교육대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꽁치굽는법(어시장 삼대째)

생활

IMG 0906

IMG 0904

 

IMG 0905

대부분의 경우 생선 비린내의 근원은 지방이므로 지방을 어떻게 잘 컨트롤 하느냐가 비린내를 좌우하는 듯..

ass 2013.04.18 05:04 신고 URL EDIT REPLY
꽁치가 옛날보다 맛있어졌군요.
BlogIcon 온화수 2013.04.22 19:57 신고 URL EDIT REPLY
화로에 꽁치 구워먹고 싶은 밤이네여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스타크래프트 자유의 날개 1.5.0 진행중

생활

스크린샷 2012 08 02 오후 8 56 38

많이 기대가 됩니다...

BlogIcon 고양이와 참치 2012.08.02 21:52 신고 URL EDIT REPLY
패치를 끝냈습니다. 하지만..이건...좋지않네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mForever

생활/글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맛의 달인 최고의 명장면

생활/글



하고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지로 선생.










그리고 반전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