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3일간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앞선 2박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나머지 1박은 신축펜션인 송정 엘티움에서 했다.

우선 파라다이스 호텔 에서 2박은 좋았다.
비용이 많이 들긴 했지만 모든 종업원의 서비스가 아주 훌륭했고,
겨울에도 운영하는 아담한 야외수영장에서 조카아이가 아주 즐겁게 놀았다. 
온돌방이 있어서 어머니도 너무 만족스러워 하셨다.
혹시 부산에서 가족여행용 호텔로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아이가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3박째가 문제였다. 
거의 방치되어 있는 이 블로그에 몇 년만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 송정 엘티움이라는 펜션에서 정말 황당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보내고 싶어 펜션을 예약했다. 문제의 엘티움이다. 
생긴지 한달 된 신축 펜션이고 홈페이지의 사진도 괜찮아 보였다.
가격도 호텔보다 매우 저렴했다. 물론 펜션 치고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시설도 좋아보였고 그정도 값어치는 하리라 싶었다.
하지만 이것이 가족 여행을 망쳐놓을 선택이 되리라는 것을 그때는 예상하지 못했다.

일단 사진 몇 장 올리고 내가 겪은 일을 얘기해 보겠다.








창틀에 자욱한 먼지나, 그리 깨끗하지 못했던 침구 상태는 뭐, 펜션 수준에서 이 정도는 신경 쓸 거리도 안된다. 
원래 상태보다 사진이 너무 깨끗하게 나와 놀라울 따름.






이건 동네 야산 뷰 라고 해야되나.. 어쨌든 밖이 보인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사진엔 대리석처럼 보이지만 그냥 장판이다. 



이 방에는 특이하게도 세면대가 그냥 플로어에 있다. 
세수를 하는데 세면대는 물이 잘 안내려가고 바닥은 물이 샜다. 
뭔일인가 싶어 열어보니.. 청테이프로 뭔가가 땜질되어 있고 물이 줄줄..




침대 밑은 뭐...항상 먼지가 있는 곳이니까. 발로 차서 안으로 집어넣었다.




인터넷에 평이 좋은 이유는 이것.. 
비수기 무료 숙박권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곳에 숙박하시고 열심히 홍보성 리뷰를 써주시면 될 것 같다.
내가 선착순 20명 안에 들 것 같긴 한데 다기세트는 필요없다. 
주지도 않으시겠거니와, 주인장 하시는걸 봐선 그렇게 좋은 걸 주실것 같지도 않다.

하여간, 약간 먼지가 있을 뿐이고, 조금 더럽거나 물이 새거나 잘 안내려갈 뿐이고 
그런것때문에 인터넷에 이렇게 수고스럽게 글을 남기지는 않는다.

우리집은 서울이지만, 외가는 부산이다. 모든 외가 일가 친척들이 부산에 있다. 
어머니께서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간 때문에 외가 친척들이 어머니를 너무 보고싶어 하셨고, 
펜션에서 묵는다니까 일부러 찾아오셨다. 
펜션에 실례가 될 것 같아 사전에 주인장께 친척들이 방으로 방문을 왔는데 곧 갈거라고 양해를 구했다. 
아주 친절하게 이해해주는 주인장이셨다. 
숙박비 38만원을 계산하기 전까지는.

친척들이 방으로 들어오고 두어 시간 됐을까. 
주인장이 벨을 눌렀다.
그 상황에서 그 분의 표정과 뉘앙스를 찍어놓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울 따름.
눈을 크게 부라리면서 격앙된 표정으로 주차된 차를 치워달라는 것이다.

여기서 설명을 좀 해야겠다.
엘티움에는 (마음대로 주차하기는 좀 힘든) 주차 자리가 3자리 있는데, 방은 1층까지 4갠가? 4개가 넘나? 뭐 그렇다. 
즉 애초부터 주차공간이 모자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거의 무조건적으로 펜션 앞 길거리에 불법주차를 해야 하는 펜션이다. 
제주도에 10만원짜리 펜션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하여간, 차고 안에다 대더라도 몇몇 문제가 있지만
1박 38만원짜리 방에서 잤어도 우리에게 별도 주차 공간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아끼겠다.

친척이 대놓은 차를 치워달라고 했다. 물론 차고 공간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길거리에 불법주차를 해 놓은 상태였는데, 이 차를 치워달라는 것이었다. 손님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곧바로 약관 이야기를 했다. 애초에 추가 인원이 들어올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이 사람들이 주차 자리를 차지하고(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냥 펜션 앞 길거리임) 펜션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짝 황당했다. 물론 우리가 잘한것은 없다. 
그래서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승낙을 얻지 않았는가. 승낙해주지 않았으면 그냥 보냈을 사람들이다.

죄송합니다. 친척들이 금방 떠날거라고 말하려는 순간, 말을 뚝 자르더니 
"그러면 끝이에요? 그래서 어쩔건데요?"
격앙되어서 우릴 갈구는 주인장에게 할 말이 없으니 차를 금방 치워 드리겠다, 친척들 곧 집에 돌아갈 것이다. 
거듭 사과하는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호텔에서 2박하는 동안 비싼 숙박요금이 불러오는 친절한 서비스에 너무 익숙해졌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다닌 어떤 숙박시설에서도 이런 무례함은 겪어본 적이 없었다. 
그 때 엘티움의 주인장이 했던 말투와 뉘앙스를 녹화해놓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추가요금을 내길 바랬던 것 같다. 그럼 그냥 돈을 달라고 말을 할것이지..
친절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평범한 말로 추가 인원이 돌아가기를 요청하든지,
분량의 이용 청구서를 내 놓는것이 정상 아닌가.
정말 그런식으로 사람을 갈구는 것은 군생활 이후 처음 당해봤다.

평소 예민한 성격이었던 동생은 (그렇게까지 원치는 않았던) 친척들의 방문에 이어 주인장에게 그런 갈굼을 받고 나서 정말 예민해졌고,
결국 친척들을 보내고 나서 저녁 내내 어머니와 싸우고..조카는 울고..나는 난처하고.. 그날 정말 최악의 저녁을 보냈다.

다른 글들을 보니 주인장께서 돈도 많으시고, 속된말로 부산에서 침좀 밷으시는 분인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손님에게 그렇게 함부로 대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여간 여러 모로 비추하는 펜션이다. 보이기만 번지르르하지, 실속이 너무 없는데다
부근에 다른 좋은 펜션들이 많으니 여기만은 피해서 숙박하시길 빈다.

아, 추가로. 방음 정말 안된다. 펜션 곳곳에 정숙을 요구하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 왜인지 이해가 간다.

새벽3시까지 옆방에서 코고는 소리때문에 잠을 못잤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부산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 504-5 | 엘티움
도움말 Daum 지도
1 0